2024. 9. 2. 17:27ㆍ사랑
--------달디단 밤양갱---------
내 전화를 수신거부했고
주변에서 식단관리의 신으로 추앙받던 나는
관리기간에 과자를 뜯었고
다시 전화를 받은 그는 잠깐 다시 회사에 갔다오느라 못받았다 얼버무렸다.
문제는 그 다음날,
내 생일 전날인 그날 저녁
그는 다시 내 전화를 수신거부하더라.
말이없어
한시간째 샤워중이냐 물어보고
두시간째 전화걸어본 나에게
아예 '전화를받을수없어서' 가 바로 나오더라.
명확히 다시 사귀기로 한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식..
그리고 나는 무너졌다.
결국 이런 식으로 드러나는구나 싶었다.
싫으면 안받고 놔둬도 되는 전화를 굳이..?
그가 뭔가 들키면 안되는 여자랑 있기 때문에 수신차단해두었다고 생각이들었다.
내가 이런 상황에 면역이 있으면 모르겠지만,
그 어떤 연애에서도 나는 그 몇년차에도 (심지어 정식으로 헤어진 이후에서도)
카톡이든 전화든 차단된 경우를 겪지 못했다.
내가 본 그 누구보다 순수하고 날 잘 받아줄거같다고 느꼈던 그는,
한달만에 반대쪽으로 내 연애 기네스북에 이름을 등재했다.
나는 이제 우리가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넌걸 알았다.
그의 연애사전에서 이런 행동의 의미는 어떤거였는지 모르겠지만
나의 연애사전에서 이런 행동은 바람피는 것과 동일한 레벨의 신뢰관계의 종말 / 회복 불가능한 강 을 의미했다.
그날 퇴근 후 총 3번정도 했던 전화.
더이상하지않고 톡을 남겼다.
"이러면 나랑 정말 끝인거알지?
난 너 진심으로 좋아했어 알고는 있어.
잘 선택한거길 바래"
라고 톡을 남겼다.
너는 바라는 게 너무나 많아
잠깐이라도 널 안 바라보면
머리에 불이 나버린다니까
.. 내가 늘 바란 건 하나야
한 개뿐이야, 달디단 밤양갱
그는 지금은 사정이 있다며 나중에 만약 기회가되면 설명하겠다고(이 뭔소리니..) 자정쯤 2줄가량의 카톡을 두통정도 카톡을 보내왔다.
확대해석인지 적당한 해석인지
이미 의미모를 상황이 몽롱한 나는
이런 경우에 대한 면역이 없었다.
상처받은채로 혼자 주석을 붙여가는 나에게,
그게 아닐거라고 스스로에게 설명하기엔,
아무런 이유가 주어지지 않았다.
차단? 차단을 왜해? 이건 대체 무슨행동이지? 무슨 의미지?
수없이 시뮬레이션을 돌린탓에
불행하게도 이제 머릿속에서 선명해져버린
아직 치루지 않은 우리의 첫날밤이
그속의 그의 모습이
다른 사람과 함께있는 모습으로 덧입혀져
계속해서 자동 재생되어 아프게 마음을 찔렀다
그래도 이렇게 분명하게 티내줘서 잘됐다는 생각이 한편으로는 들었다.
그러나 조금 정리된 것 같았던 마음은
다음날 되니 다시 바닥을 쳤고
바보같은 나는 이 성의없는 남자따위때문에
생일 당일, 시끌벅적한 가족들을 마루에 내버려둔채
불도 키지 않은 어둑어둑한 방에 힘없이 누워
아침에 추가로 온
그의 맥락없는 생일축하 톡에는 답하지 않은 채
7개정도되는 그의 카톡 프사들을 넘기며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여전히 좋아해서
좋아해서
좋아해서
너무 좋아해서
너를 가질 수 있다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 것만 같은
전혀 정리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 마음이 무서워서
누워있는 나에게, 내 생일이라고 찾아온 조카가 불평했다.
"이모 왜 누워만있어?ㅜㅜㅜㅜ 빨리저거이거 하자아"
"OO아.. 사랑이 뭘까?... 너무 아프면 사랑이 아니겠지?.."애한테잘하는짓이다
"응 너무 아프면 안되"
그는 카톡을 조금씩 남길뿐
내 생일날도
그리고 전화나, 내심 찾아와주길 기다렸던 그 다음날 일요일도
적극적인 무언가는 없었다.
고작 이런 거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일상의 울타리가 되어줄 것 같았던 그는,
정작 본인이 울린 시점에서조차
설명조차 잘 하지 않는 사람이더라.
아팠던건지 뭔지 다른여자인지
다른여자여서 할말이 없거나 아님 그냥 그정도 마음이었던 거겠지.
이젠 최악의 카드임을 부정할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부정적인 직감은 왜 이리도 언제나 적확한 걸까?
처음본날 이후 그렇게 이 관계의 첫 페이지를 여는 시점부터
나는 너가 언제나 싱거울 거라는 걸
날 서운하게 할거라는걸 알고 있었어.
그 이후로도 느껴지는 뭔지모를 공백감에
이런 결말일 가능성이 높다는걸 스스로에게 명확히 경고했지만
그런 스스로에게, 그래 알겠어 괜찮아. 라고 대답했어.
그걸 감수할정도로
이미 니가 너무 좋았으니까.
그래서 늘 너에게 서운함을 얘기하고 털어내려했고
역시나 내 첫 직감은 이번에도 정확했어.
그치만 그거 알아?
너의 움직임은 내 예상대로였지만.
내 마지막 움직임은 내 예상과 달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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